오로라 비행선 추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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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음모론

오로라 비행선 추락설

1897년 4월, 텍사스주 오로라에서 시가 모양 '비행선'이 풍차에 충돌·폭발해 추락했고 '화성인' 조종사의 시신을 마을 묘지에 묻었다는 댈러스 모닝뉴스 기사. 로스웰보다 50년 앞선 이 이야기는 쇠락하던 마을을 살리려는 기자의 날조로 널리 평가된다.

1897년 4월미국 텍사스주 오로라12분 분량

개요

오로라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외계 방문의 증거여서가 아니라 19세기 미국 신문이 어떻게 'UFO 신화'를 만들어 냈는가를 보여 주는 표본이기 때문이다. 1897년 당시에는 동력 비행기(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은 1903년)도, 실용적인 비행선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해 봄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신비한 비행선'을 봤다고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오로라 기사는 그 거대한 물결의 한 자락이었고, 동시에 그 물결이 어떻게 과장과 날조로 흘러갔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이하 비행선·외계인에 관한 모든 내용은 '주장'으로 서술한다.

1897 미스터리 비행선 물결

오로라 기사를 이해하려면 그것을 낳은 배경부터 보아야 한다. 1896년 말부터 1897년 중반까지, 미국에서는 '미스터리 비행선(mystery airship)' 또는 '유령 비행선' 목격이 들불처럼 번졌다.

문제는 그런 비행선이 실재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동력 중항공기 비행은 아직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고, 당시 미국에서 장거리 동력 비행선이나 비행기를 시험 비행했다는 공식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목격담 상당수가 금성·목성·화성, 또는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 같은 밝은 천체의 오인이라고 보았다.

여기에 신문의 날조와 '발명가' 사칭이 더해졌다. 캔자스의 농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은 비행선이 자기 소를 올가미로 끌어 올렸다고 증언했지만, 훗날 UFO 연구자 제롬 클라크(Jerome Clark)는 인터뷰와 해밀턴 본인의 진술서를 통해 그것이 '거짓말 클럽(Liars' Club)' 대회에서 우승하려고 지어낸 이야기였음을 확인했다. 변호사 조지 D. 콜린스(George D. Collins)는 비밀 발명가의 비행선을 대리한다고 떠벌렸다가 조롱을 받고 잠적했다. 이런 시대 분위기 속에서 오로라 기사가 나왔다.

타임라인

  1. 1896-11-17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첫 대규모 '미스터리 비행선' 목격 — 1896~97년 물결의 시작
  2. 1897-02-02
    네브래스카에서 두 번째 물결 시작, 동쪽으로 확산 (캔자스·텍사스·아이오와 등)
  3. 1897-04-15~19
    텍사스 덴턴·코르시카나·오로라 등지에서 비행선 목격 보도 집중
  4. 1897-04-17 새벽
    기사상의 사건일 — 시가 모양 비행선이 오로라 상공을 돌다 프록터 판사의 풍차에 충돌·폭발 (주장)
  5. 1897-04-19
    S. E. 헤이든이 쓴 「A Windmill Demolishes It」 기사가 댈러스 모닝뉴스 5면에 게재
  6. 1897-05 중순
    전국적 비행선 목격 물결이 정점을 지나 소멸
  7. 1973
    빌 케이스(Bill Case)·MUFON 조사 — 묘지에서 비행체 문양 묘비 추정물·금속 반응 보고, 발굴은 불허됨
  8. 1980
    주민 에타 페규스(86세)가 타임지 인터뷰에서 '헤이든이 죽어 가던 마을을 살리려 농담으로 쓴 것'이라 증언
  9. 2008
    풍차 아래 우물(폐쇄됐던 곳) 물 검사 — 알루미늄 수치 외 정상, 외계 잔해 흔적 없음

오로라 기사 — 무슨 내용인가

헤이든의 기사는 분량이 길지 않다. 요지는 이렇다. 4월 17일 새벽 6시경, 며칠째 미국 곳곳에서 보도되던 그 비행선이 오로라 상공에 나타나 마을 광장 위를 낮게 돌았다. 비행선은 속도를 잃고 비틀거리다 광장 북쪽 끝에 있던 프록터 판사의 풍차 탑에 정면으로 부딪혔고, 요란한 폭발과 함께 박살 나 농장 수 에이커에 잔해를 흩뿌렸다.

이 한 편의 기사가 130년 가까운 전설의 전부다. 사진도, 다른 목격자의 동시대 증언 기록도, 잔해 실물도 남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훗날 이 조종사에게 '네드(Ned the Alien)'라는 별명을 붙였다.

기사의 문체를 짚어 둘 필요가 있다. 헤이든은 이미 4월 내내 전국을 떠돌던 '비행선'이라는 화제를 자기 마을에 끌어와, 군 통신부대 장교의 '화성인' 추정과 알 수 없는 상형문자, 기독교식 장례라는 구체적 장식을 입혔다. 1897년 봄 신문 독자에게 '비행선'은 이미 익숙한 단어였고, 헤이든은 그 익숙함 위에 '추락'과 '시신'이라는 더 자극적인 결말을 얹은 셈이다. 같은 시기 다른 텍사스 신문들도 비행선이 어느 농장에 내려 농부와 대화했다는 식의 가벼운 기사를 경쟁적으로 실었다. 오로라 기사는 그 경쟁의 한 편으로, 동시대 독자에게는 '특종'이라기보다 익숙한 장르의 변주로 읽혔을 가능성이 크다.

날조의 정황

오로라 기사를 날조로 보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마을의 처지다.

당시 신문 환경도 정황을 뒷받침한다. 1897년 비행선 보도의 상당수는 '농담 섞인 어조'와 '선정성'이 뚜렷한 황색 저널리즘의 산물이었다. 같은 봄에 캔자스의 해밀턴 소 납치담처럼 명백한 날조가 버젓이 신문에 실렸다. 헤이든의 기사 역시 이 흐름의 한 편으로, 마을을 화제의 중심에 올려 놓으려는 지역 통신원의 홍보성 창작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부 사실관계의 허점도 지적된다. 회의론자들은 사건 무대로 지목된 프록터 판사의 농장에 애초에 풍차가 없었다는 주민 증언을 든다. 풍차가 없었다면 '풍차에 충돌'이라는 기사의 핵심 설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그렇게 떠들썩한 폭발과 외계인 매장이 있었다면, 인근 도시의 다른 신문이나 관청 기록에 흔적이 남았어야 하지만, 사건 직후의 독립적 1차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전설의 세부는 대부분 20세기 후반 UFO 조사자들이 모은 회고와 재구성에 의존한다.

핵심 의문 / 발굴 논란

날조설이 우세함에도 이 이야기가 끈질기게 살아남은 데는 묘지가 있다.

또 하나의 곁가지는 우물이다. 전설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이 비행선 잔해를 풍차 아래 우물에 버렸다. 1930년대 그 땅 주인이던 브롤리 오츠(Brawley Oates)는 우물물을 마신 뒤 심한 관절염을 앓았다며 1945년 우물을 봉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2008년 그 우물물을 검사한 결과 알루미늄 수치가 높을 뿐 그 외에는 정상이었고, 외계 물질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발굴이 막힌 것은 음모 때문만은 아니다. NBC 5에 따르면, 기독교식으로 매장된 무덤이기 때문에 직계 친족의 동의 없이는 공식 발굴이 불가능하다는 법적·관습적 제약이 있다. 마을이 이를 방패 삼는다는 시선도 있지만, 발굴 불가 자체가 외계 시신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가설

오늘날 오로라 묘지에는 텍사스 사적위원회(Texas Historical Commission)의 표식이 서 있다. 그 문구는 외계인의 실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표식은 갓난아기 넬리 버리스의 묘비 비문을 소개한 뒤, "이 터는 1897년 인근에 우주선이 추락해 사망한 조종사를 여기 묻었다는 전설(legend) 때문에도 잘 알려져 있다"고만 적는다. 즉 공식 기록은 이 이야기를 '사실'이 아니라 '전설'로 규정한다.

출처

  1. Aurora, Texas, UFO incident — Wikipedia
  2. Mystery airship — Wikipedia
  3. Mystery of Reported Alien Crash Lives on in Aurora — NBC 5 Dallas-Fort Worth
  4. The 1897 Aurora, Texas, UFO Crash & the 'Alien' Buried in the Cemetery — Texas Hill Country
  5. Aurora, Texas, 'UFO' crash of 1897 still sparking debate — KV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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