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 전파 폭발 (FRB)
단 수 밀리초 동안 태양이 며칠간 내뿜는 에너지에 맞먹는 전파를 쏟아내는 우주 기원의 짧고 강력한 신호. 2007년 '로리머 버스트'로 처음 알려졌고 한때 외계 문명 가설까지 거론됐으나, 2020년 우리 은하 안 마그네타에서 같은 폭발이 잡히며 중성자별 기원이 유력해졌다.
개요
FRB가 천문학의 중심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그토록 짧은 시간에 그만한 에너지를 만들려면 극단적인 천체 현상이 필요한데 그 정체가 오래 불분명했다. 둘째, 어떤 FRB는 한 번 번쩍이고 마는 반면 어떤 것은 같은 위치에서 반복해 발생해, 서로 다른 종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때는 외계 문명의 인공 신호 가설까지 진지하게 거론됐으나, 2020년 우리 은하 안에서 결정적 단서가 잡히며 논의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발견 — 로리머 버스트(2007)
이 신호가 단순한 잡음이나 지구 간섭이 아니라 먼 우주에서 왔다고 판단한 근거는 '분산(dispersion)'이라는 특징이었다. 전파가 우주 공간의 전자(플라스마)를 통과할 때, 주파수가 낮은 성분은 높은 성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다. 로리머 버스트는 이 시간차가 우리 은하 안의 물질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만큼 컸다. 즉 신호가 은하 바깥의 막대한 거리를 건너오며 그만큼 많은 플라스마를 통과했다는 뜻이다. 이 '분산값(dispersion measure)'은 훗날 FRB를 우주 측량 도구로 쓰는 핵심 단서가 된다.
타임라인
- 2001-07-24훗날 '로리머 버스트'로 불릴 신호가 파크스 망원경에 기록됨(당시엔 미인식)
- 2007-11-02로리머·나르케빅, 자료를 분석해 첫 FRB 발견을 《사이언스》에 발표
- 2012-11-02아레시보 망원경, FRB 121102 검출 — 이후 같은 위치에서 반복 확인
- 2017FRB 121102가 30억 광년 밖 왜소은하에 위치, 극단적 자기장 환경으로 밝혀짐
- 2018캐나다 CHIME 망원경 가동, FRB 검출 수가 급격히 증가
- 2020-04-28CHIME·STARE2, 우리 은하 마그네타 SGR 1935+2154에서 FRB급 폭발(FRB 200428) 검출
- 2020마쿼트 등, 국부 FRB로 우주의 '사라진 바리온' 측정 — 우주론 도구화
- 2022-10같은 마그네타에서 또 한 차례 폭발, NASA NICER·NuSTAR가 X선으로 관측
무엇이 수수께끼였나(외계설 포함)
2020 — 마그네타라는 단서
2022년 10월, 같은 마그네타 SGR 1935+2154가 또 한 차례 FRB를 일으켰을 때 NASA의 X선 망원경 NICER와 NuSTAR가 폭발 전후를 함께 관측했다. 분석 결과 이 FRB는 마그네타가 갑자기 빨라졌다 느려지는 두 번의 '글리치(glitch)' 사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마그네타 표면에서 일어나는 격변과 FRB가 연결돼 있음을 더 뒷받침했다.
핵심 의문 — 남은 것
둘째, 정확한 발생 메커니즘은 여전히 미규명이다. 마그네타가 FRB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으나, 그 강한 자기장 환경에서 정확히 어떤 물리 과정이 수 밀리초의 강력한 전파를 만들어 내는지는 합의된 모형이 없다. 마그네타 외에도 중성자별의 병합, 초신성, 그 밖의 이색적 가설들이 일부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함께 검토되고 있다.
현재 상태 (우주론 도구)
정리하면 FRB는 부분적으로 해결된 미스터리다. 2020년 우리 은하 마그네타 관측으로 '적어도 일부 FRB는 마그네타에서 나온다'는 점은 사실로 확립됐고, 외계 문명 신호 가설은 검증된 바 없는 추측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모든 FRB가 같은 기원인지, 강력하게 반복하는 신호까지 마그네타로 설명되는지, 정확한 발생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는 아직 열려 있다. 한때 정체불명의 신호였던 FRB가 이제는 우주의 보이지 않는 물질을 재는 자(尺)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 이 사건이 가진 또 하나의 반전이다.
출처
- Fast radio burst — Wikipedia
- A fast radio burst associated with a Galactic magnetar (CHIME/FRB, Nature 2020)
- A bright millisecond-duration radio burst from a Galactic magnetar (Bochenek et al., STARE2)
- A census of baryons in the Universe from localized fast radio bursts (Macquart et al., Nature 2020)
- Aaand Boom Goes the Magnetar — astrobites
- Magnetar's glitch triggers fast radio burst, NASA observes — Interesting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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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시그널
1977년 한 전파망원경이 72초 동안 강력한 협대역 신호를 잡았다. 천문학자는 출력지 여백에 "Wow!"라고 적었다. 외계 지적생명체의 신호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이 전파는, 그 뒤 단 한 번도 다시 잡히지 않았다.

므두셀라 별
HD 140283은 천칭자리 방향 약 190광년 거리에 있는 금속결핍 준거성으로, 2000년 무렵 추정 나이가 약 160억 년으로 계산되어 우주 나이(약 138억 년)보다 늙어 보이는 역설을 낳았다. '우주보다 늙은 별'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졌으나, 2013년 본드 연구진이 허블의 정밀 시차 측정과 산소 함량 보정을 적용해 약 144.6억 년(±8억 년)으로 낮추면서 오차 범위 안에서 우주 나이와 모순되지 않게 정리됐고, 이후 가이아 자료를 반영한 연구는 이를 더 낮춰 잡았다.

52헤르츠 고래
1989년부터 미 해군의 냉전기 수중 음향감시망 SOSUS에 매년 잡혀 온, 약 52Hz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주파수로 노래하는 정체불명의 고래. 같은 종이 알아듣기 어려운 주파수 탓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렸지만, 그 정체와 외로움은 둘 다 미확정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