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결초자연현상

글로스터 바다뱀

1817년 여름 미국 매사추세츠 글로스터 항구에서 수백 명이 며칠에 걸쳐 목격했다는 거대한 바다뱀. 뉴잉글랜드 린네학회가 증언을 수집·조사하다 인근의 기형 흑뱀을 새끼 바다뱀의 신종으로 발표했으나, 그것이 평범한 흑뱀의 변형 개체로 밝혀져 망신을 당한 19세기 바다뱀 열풍의 대표 사례다.

1817년미국 매사추세츠주 글로스터12분 분량

개요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바다뱀이 실재했느냐'가 아니라, 한 항구의 집단 목격이 어떻게 당대 최고의 자연사 학회를 끌어들였고, 그 학회가 어쩌다 평범한 뱀 한 마리를 신종 괴물로 발표하는 실수를 저질렀는가이다. 글로스터 사건은 수백 명의 진술서라는 이례적 자료를 남겼지만, 동시에 19세기 대서양 연안을 휩쓴 바다뱀 열풍과 학계의 성급한 오판이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보여주는 표본이기도 하다. 목격은 분명 있었으나 그 정체는 끝내 확정되지 않았다. 사실과 추정과 가설을 구분해 읽어야 하는 이유다.

1817년 — 항구의 목격

목격은 1817년 8월, 글로스터 항구에서 시작되어 그해 가을과 이듬해까지 단속적으로 이어졌다. 처음 그것을 본 것은 어부들이었다고 전하지만, 곧 평범한 시민, 선원, 그리고 지역의 치안판사까지 가담하면서 목격은 한 항구 전체의 사건으로 번졌다.

극적인 일화도 기록에 남았다. 한 목격담에서는 스쿠너선 캐러밴(Caravan)호의 선원들이 뱀 같은 머리에 혹이 진 거대한 짐승이 배 옆을 헤엄치는 것을 보고 대포를 쏘았다고 했다. 글로스터에서는 조선공 매튜 개프니(Matthew Gaffney)가 가까운 거리에서 그 생물에게 총을 쏘았다고 진술했고, 치안판사 론슨 내시(Lonson Nash)는 8월 중순 직접 목격한 인물로 거론된다. 그러나 대포도 총탄도 실물 하나 건지지 못했다.

타임라인

  1. 1817.08
    글로스터 항구에서 거대한 바다뱀 목격 시작 — 어부·시민·선원이 잇따라 증언
  2. 1817.08 중순
    치안판사 론슨 내시 목격, 조선공 매튜 개프니가 근거리에서 발포했다고 진술
  3. 1817.08.18
    뉴잉글랜드 린네학회, 특별 위원회 구성 — 목격자 진술서를 수집하기로 결정
  4. 1817.09.27
    글로스터 주민 고햄 노우드, 해변에서 기형 척추를 가진 약 90cm 길이의 뱀을 발견·살해, 학회에 제출
  5. 1817
    린네학회, 그 뱀을 '큰 바다뱀의 새끼'로 보고 신속(新屬) 'Scoliophis atlanticus'로 발표한 보고서 간행
  6. 1817~1819
    글로스터·케이프 앤 일대에서 목격담이 단속적으로 이어짐
  7. 1822
    린네학회 해산 — 표본과 수집품이 여러 기관으로 흩어짐
  8. 1863·1868
    보스턴 자연사학회, 보존된 표본을 재검토해 '척추 기형이 있는 평범한 흑뱀'으로 결론

린네학회와 'Scoliophis' 오판

린네학회는 신중하게 출발했다. 첫 보도가 나온 지 일주일 만인 1817년 8월 18일, 학회는 "그러한 동물의 존재와 외형에 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임명했다. 위원에는 판사이자 학회장이었던 존 데이비스(John Davis), 의사이자 박물학자 제이콥 비글로(Jacob Bigelow), 그리고 프랜시스 C. 그레이(Francis C. Gray)가 포함됐다. 위원회는 목격자들에게 체계적인 질문지를 돌리고 진술서를 모아 그해 안에 보고서를 펴냈다. 한 자료는 그 보고서를 두고 "흠 없는 인격을 지닌 수많은 사람의 진술서가 모였으니, 기만 같은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평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학회로서는 뼈아픈 일이었다. 거대한 목격담은 끝내 실물로 확인되지 않았고, 그나마 손에 쥐었던 표본은 신종은커녕 흔한 뱀이었다. 린네학회는 1822년에 해산했고 수집품은 여러 기관으로 흩어졌다. 학회의 해산을 이 사건 하나로 단정할 근거는 없지만, 'Scoliophis' 오판은 19세기 자연사 학계가 집단 목격담 앞에서 얼마나 성급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로 두고두고 인용됐다.

핵심 의문

이 사건의 의문은 세 갈래다.

첫째, 목격자들은 무엇을 본 것인가. 수백 명이 며칠에 걸쳐 같은 항구에서 본 '혹 달린 거대한 형체'의 실체는 무엇이며,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로 굽이쳤다는 움직임은 어떤 동물의 것과 일치하는가.

둘째, 왜 진술이 그토록 일관되면서도 엇갈렸는가. 길이와 혹의 개수처럼 결정적인 수치는 목격자마다 크게 차이 났는데, 이는 실재하는 단일 대상을 본 것인지 아니면 기대와 소문이 빚은 집단적 착시인지를 가른다.

셋째, 학회는 왜 작은 기형 뱀을 새끼 바다뱀으로 단정했는가. 신중하게 진술서를 모으던 위원회가 어쩌다 '굽은 척추'라는 표면적 닮음 하나에 끌려 신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는가.

가설

현재 상태 / 출처

종합하면, 글로스터 바다뱀은 '잡히지 않은 동물'이라기보다 집단 목격과 학계의 성급한 분류가 맞물려 만들어진 사건에 가깝다. 목격은 실제로 있었으나 그 자극이 무엇이었는지는 — 수면의 고래, 동물 떼, 부유물, 착시 등으로 — 갈래갈래 설명되며, 어느 하나로 깔끔하게 닫히지 않는다. 다만 학회가 손에 쥔 유일한 물증이 흔한 뱀의 병든 개체였다는 사실은, 거대한 바다뱀이라는 결론을 뒷받침하기보다 오히려 무너뜨린다. 'Scoliophis atlanticus'는 오늘날 유효한 학명이 아니라, 자연사가 성급함을 경계하는 교훈의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럼에도 의문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백 명이 남긴 일관된 진술서는 19세기 대서양 바다뱀 열풍의 한복판에서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같은 것을 보게 했는가'라는 물음을 여전히 던진다. 분명한 것은, 글로스터 앞바다에서 무언가가 목격됐다는 사실과 그것이 거대한 미지의 바다뱀이었다는 결론 사이에는 — 흔한 흑뱀 한 마리만 한 — 넘기 어려운 간극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출처

  1. Gloucester sea serpent — Wikipedia
  2. Linnaean Society of New England — Wikipedia
  3. Gloucester Sea-Serpent Mystery: Solved after Two Centuries — Skeptical Inquirer
  4. “It appeared so strange and wonderful…” — Massachusetts Historical Society
  5. The Cape Ann Sea Serpent — Historic Ipswich
  6. Revisiting the Mystery of the Great New England Sea Serpent of 1817 — Mental F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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