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해결오컬트·심령

코덱스 기가스

13세기 초 보헤미아의 베네딕도회 수도원에서 한 필경사가 만든 현존 세계 최대의 중세 필사본. 라틴어 성경 전체에 연대기·의학·주문을 더했고,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 거대한 악마 삽화 때문에 '악마의 성경'으로 불린다. 하룻밤에 악마와 거래해 완성했다는 전설이 따라붙지만, 학계는 한 사람이 수십 년에 걸쳐 썼다고 본다.

13세기 초보헤미아 (현 체코)8분 분량

개요

이 책이 '악마의 성경'으로 불리게 된 직접적 이유는 본문 한가운데, 한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는 거대한 악마 전신 삽화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삽화에는 책을 만든 필경사가 사형 위기에서 벗어나려 악마(루시퍼)와 거래해 하룻밤 만에 책을 완성했다는 전설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이 전설과 학술적 사실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필체의 일관성을 근거로 한 현대 연구는 이 책이 초자연적 도움이 아니라 한 명의 필경사가 평생에 가까운 수십 년을 들여 쓴 결과물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 사건은 '제작 경위는 학술적으로 상당 부분 추정되었으나, 그 둘레의 전설은 여전히 민속으로 남은' 부분해결 사례에 해당한다.

책 — 무엇이 담겼나

타임라인

  1. 1204~1230경
    보헤미아 왕국에서 익명의 필경사가 코덱스 기가스를 제작(추정)
  2. 13세기
    포들라지체(Podlažice) 수도원이 첫 소유자로 기록됨
  3. 1295
    수도사들이 세들레츠 수도원에 책을 전당잡혔다가 브제브노프 수도원이 되사들임
  4. 1477
    브로우모프 수도원 도서관으로 옮겨짐
  5. 1594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돌프 2세가 프라하의 수집품으로 들임
  6. 1648
    30년전쟁 말기 스웨덴군이 프라하를 약탈하며 전리품으로 가져감
  7. 1649경
    스톡홀름 왕립도서관(크리스티나 여왕 수집품)에 들어감
  8. 1697. 5. 7.
    트레 크로노르 성 화재 때 창밖으로 던져져 구조, 장정이 손상됨
  9. 1878
    스웨덴 국립도서관 소장이 됨
  10. 2007
    359년 만에 프라하 전시를 위해 일시 대여

악마와의 거래 전설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민속·전설이며, 사실로 입증된 바는 전혀 없다. 스웨덴 국립도서관은 "단 하룻밤에 한 사람이 모든 작업을 끝냈다"는 전설에 대해 "현실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absolutely no basis in reality)"고 명시한다. 다만 이 전설이 생겨난 맥락 자체는 의미가 있다. 중세의 관찰자들에게 이 책의 압도적 크기와 일관된 필체가 도무지 인간 한 사람의 솜씨로 보이지 않을 만큼 비범했고, 그 경외감이 '악마의 도움'이라는 설명으로 번역되었다는 것이다.

학술적 추정 — 한 사람의 평생

핵심 의문

기능과 제작 방식의 큰 틀이 추정되었어도, 닫히지 않은 물음이 남아 있다.

첫째, 필경사의 신원과 동기다. 한 사람이 썼다는 점은 필체 분석으로 뒷받침되지만, 한 인간이 어째서 평생을 한 권에 바쳤는지, 그가 정말 '은둔자 헤르만'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둘째, 거대한 악마 삽화를 왜 넣었는가이다. 천국 그림과 마주 보게 배치한 의도적 대비라는 해석이 유력하지만, 성경 필사본에 이만한 크기의 악마상을 그려 넣은 사례가 드물어 그 정확한 의도는 추정에 머문다.

셋째, 소실된 페이지의 행방이다. 원래 약 320매였던 것에서 십수 매가 사라졌는데, 누가 언제 왜 떼어 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사라진 부분에 베네딕도회 수도원 규칙서가 적혀 있었으리라 보는 견해가 있으나, 그 자리가 깨끗하게 잘려 나간 정황만 남아 있을 뿐 확증은 없다. 이처럼 남은 의문들은 모두 '악마의 개입'이 아니라 사람과 시간이 남긴 흔적의 문제다.

현재 상태 — 스웨덴 소장

현재 코덱스 기가스는 스톡홀름 스웨덴 국립도서관의 보물실(Treasury Room) 유리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다. 다만 오랫동안 펼친 채 전시되어 손상이 누적된 탓에, 지금은 표지를 닫은 상태로 두고 그 옆 화면에 디지털 판본을 함께 제공한다. 2007년에는 약탈된 지 359년 만에 프라하 전시를 위해 잠시 체코로 돌아갔다. 책의 본체는 보존되어 있고 전 페이지가 디지털로 공개되어 있어, 남은 의문들은 초자연의 영역이 아니라 고문서학과 역사학의 검증 대상으로 남아 있다.

출처

  1. Codex Gigas — Wikipedia
  2. History of the Codex Gigas — National Library of Sweden (KB)
  3. Appearance of the Codex Gigas — National Library of Sweden (KB)
  4. Why the Codex Gigas Is Known as the Devil's Bible — HISTORY
  5. The Codex Gigas — National Library of Sweden (KB)

Related · 관련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