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결실종

카스파 하우저

1828년 독일 뉘른베르크 거리에 한 청년이 홀연히 나타났다. 어두운 독방에서 홀로 자랐다고 주장한 그는 한 시대의 수수께끼가 되었고, 5년 뒤 칼에 찔려 죽었다. 그가 누구였는지, 그 죽음이 타살이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1828~1833년독일 뉘른베르크·안스바흐8분 분량

개요

카스파 하우저는 19세기 유럽을 사로잡은 가장 유명한 '정체불명의 인물'이다. 그의 묘비에는 라틴어로 *"여기 한 시대의 수수께끼 카스파 하우저가 잠들다. 그의 출생은 알 수 없고, 그의 죽음은 의문에 싸여 있다(Aenigma sui temporis)"*라 새겨졌다. 그는 비밀 왕자였을까, 아니면 자신의 이야기를 지어낸 사기꾼이었을까. 두 세기가 지나도록 답은 갈린다.

배경

하우저가 발견됐을 때 그는 헤진 신발 사이로 발이 터져 나올 만큼 먼 길을 걸어온 차림이었다. 그는 기병대 장교에게 전할 편지를 들고 있었으나,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못했다.

처음에 부랑자로 구금됐던 그는 곧 교육자 프리드리히 다우머(Friedrich Daumer)의 보호를 받았다. 그는 글을 거의 읽지 못했고 말도 몇 마디뿐이었으나, 빠르게 언어와 사회 규범을 익혀 나갔다. 이 '백지에서 자라난 인간'의 사연은 곧 독일 전역에 퍼졌고, 법학자 안젤름 폰 포이어바흐가 그를 연구해 책으로 남기면서 명성은 유럽 전역으로 번졌다.

당대 사람들에게 하우저는 단순한 미아가 아니었다. 사회와 단절된 채 '순수한 상태'로 자라났다는 그의 이야기는, 인간 본성과 교육을 둘러싼 계몽주의 시대의 호기심을 정확히 자극했다. 그는 빛과 사람, 음악과 음식 같은 일상의 자극에 비범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전해졌고, 이런 묘사가 더해지며 그의 사연은 점점 전설의 색채를 띠어 갔다. 바로 이 지점에서 '확인된 사실'과 '낭만화된 이야기'를 구분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타임라인

  1. 1828-05-26
    뉘른베르크 거리에서 카스파 하우저 발견 — 편지 두 통 소지
  2. 1828
    교육자 프리드리히 다우머의 보호·교육 시작
  3. 1829-10-17
    다우머 집 지하실에서 이마 상처를 입고 발견 — 복면 괴한 습격 주장
  4. 1830-04-03
    방에서 권총 발사 — 후일 본인이 자작이었음을 인정
  5. 1831
    영국 귀족 스탠호프 경의 후원, 이후 안스바흐로 이주
  6. 1833-12-14
    안스바흐 정원에서 가슴에 자상 — 괴한 습격 주장
  7. 1833-12-17
    자상으로 사망 — 향년 약 21세

진술과 정황 / 확인된 사실

하우저의 명성은 그가 들려준 자신의 과거에서 비롯됐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의 '주장'이며, 동시대 기록과 후대 연구가 이를 어떻게 검증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핵심 의문

카스파 하우저 사건의 수수께끼는 두 갈래다. 첫째, 그는 누구였는가. 정말 어딘가에 감금됐던 신원 미상의 청년이었나, 아니면 떠돌이가 만들어낸 정교한 가공의 인물이었나. 둘째, 그는 어떻게 죽었는가. 1833년의 치명상은 미지의 암살자가 남긴 것인가, 아니면 세간의 관심을 되살리려다 빗나간 그 자신의 손에 의한 것인가. 이 두 의문이 200년 동안 풀리지 않은 채 얽혀 있다.

두 의문은 서로를 떠받친다. 만약 그가 정말 빼돌려진 왕자였다면, 그를 노린 암살의 동기—왕위 계승 다툼—도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반대로 그가 자신의 사연을 지어낸 인물이었다면, 세 차례의 '습격' 역시 같은 손에서 나온 연출로 읽힌다. 그래서 '출신'과 '죽음'은 따로 풀 수 없는 한 쌍의 매듭이 된다. 후원자였던 영국 귀족 스탠호프 경이 후일 입장을 바꿔 하우저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 일도, 이 매듭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가설

현재 상태 / 남은 의문

바덴 왕자설은 20세기 말부터 과학의 검증대에 올랐다. 다만 그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DNA는 그가 바덴의 왕자가 아니었음을 강하게 가리켰지만, 그가 누구였는지는 여전히 답하지 못한다. 분석은 그의 모계 혈통이 서유라시아 계통이라는 정도만 좁혔을 뿐, 출생지나 가족을 특정하지 못했다. 동시에 그의 진술이 거짓이었다 해도, 한 청년이 왜 그런 이야기를 지어내 한 시대를 사로잡았는지, 그리고 그 칼날이 누구의 손에서 나왔는지는 빈칸으로 남는다.

출처

  1. Kaspar Hauser — Wikipedia
  2. New DNA analysis upends 'lost prince' theory — CNN
  3. New DNA analysis helps bust 200-year-old royal conspiracy theory — University of Bath
  4. DNA analysis in the case of Kaspar Hauser — PubMed (Int J Legal Med, 1998)
  5. The enduring mystery of Kaspar Hauser — Skeptophi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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