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혼츠 코덱스
약 448쪽 분량에 알려지지 않은 200종 안팎의 기호와 기독교·이슬람·이교 상징이 뒤섞인 삽화가 담긴 헝가리의 미해독 필사본. 19세기 초 도서관 기증 목록에 등장한 뒤로 19세기 위작이라는 의심과 진본 미해독 텍스트라는 견해가 맞서 왔으며, 보이니치 필사본과 더불어 대표적 미해독 문서로 꼽힌다.
개요
이 책이 유명해진 까닭은 아름다움이나 보존 상태가 아니라 '아무도 읽지 못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19세기 초 헝가리의 한 귀족 도서관 기증 목록에 등장한 이래, 헝가리 학자·언어학자·암호 애호가들이 거듭 달려들었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해독에는 이르지 못했다. 더 곤란한 문제는 그 이전에 놓여 있다. 이 책이 진짜 오래된 텍스트를 암호처럼 감춰 둔 것인지, 아니면 19세기에 누군가 그럴듯하게 꾸며 낸 위작인지조차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로혼츠 코덱스는 보이니치 필사본과 나란히, '내용'은 물론 '진위'까지 비어 있는 드문 미제 문서로 남아 있다.
책 — 무엇이 담겼나
본문이 읽히는 방향조차 오래도록 논쟁거리였다. 일부 연구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아래에서 위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이들은 통상적인 방향을 제안했다. 삽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시선과 텍스트 배치를 근거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는 견해가 비교적 자주 인용되지만, 이 역시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타임라인
- 1530년대본문이 적힌 베네치아산 종이가 제작된 것으로 추정(워터마크 분석)
- 1743바티아니 가문 도서관 목록에 '헝가리 기도서'로 기재되었을 가능성이 거론됨
- 1838구스타브 바티아니 백작이 자신의 장서를 헝가리 과학아카데미에 기증, 코덱스가 함께 들어감
- 1840·1884·1890헝가리 학자들의 초기 해독 시도가 이어졌으나 모두 실패
- 1866역사가 카로이 사보가 19세기 위작설을 처음 제기, 사무엘 리테라티 네메시를 위조자로 지목
- 2002비오리카 에너키우크가 다키아 방언설을 담은 해독안을 출판
- 2004마헤시 쿠마르 싱이 브라흐미 문자·힌디어설 해독안을 제시
- 2018키라이 레벤테 졸탄과 토커이 가보르가 암호학 학술지에 '코드 체계' 가설을 발표
진본인가 위작인가
위작설은 이후 헝가리 학계의 주류 견해로 오래 자리 잡았다. 위작이라고 보는 쪽의 논리는 대략 이렇다. 알려진 어떤 문자 체계와도 닮지 않은 200종 가까운 기호, 어느 종교에도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도상의 혼합, 그리고 19세기 초 이전의 출처가 깨끗이 비어 있다는 정황은, 오래된 진본보다는 골동품 시장을 겨냥한 정교한 날조에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해독 시도들
핵심 의문 / 보이니치와의 비교
로혼츠 코덱스의 핵심 의문은 두 겹이다. 첫째는 '무엇이 적혔는가'이고, 둘째는 그보다 앞선 '애초에 읽을 내용이 있기는 한가'다. 보통의 미제 암호는 평문이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그것을 복원하려 애쓴다. 그러나 로혼츠 코덱스는 위작 가능성 때문에, 기호 뒤에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이 두 번째 의문이 풀리지 않는 한, 어떤 해독안도 '재료가 없는 곳에서 의미를 만들어 낸 것'이라는 반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로혼츠 코덱스는 흔히 보이니치 필사본(Voynich Manuscript)과 짝지어 거론된다. 둘 다 알려지지 않은 규칙적 문자로 가득하고, 삽화가 풍부하며, 수 세기에 걸친 해독 시도를 모두 물리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안된 언어 가설도 고대 헝가리어부터 산스크리트, 인위적으로 지어낸 언어까지 폭넓게 펼쳐진다는 점이 닮았다. 다만 차이도 뚜렷하다. 보이니치 필사본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으로 15세기 초의 양피지임이 비교적 단단하게 확인된 반면, 로혼츠 코덱스는 종이 연대만 있을 뿐 19세기 위작 가능성이라는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워 있다.
현재 상태 / 출처
오래된 종이 위에 적힌 200종 가까운 기호가, 사라진 진본의 암호인지 아니면 19세기에 솜씨 좋게 꾸며 낸 환영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책의 가장 깊은 수수께끼는 어쩌면 '무엇이 적혔는가'가 아니라, 그것을 적은 손의 의도가 진실이었는지 기만이었는지에 있을지 모른다. 아래는 본 문서가 참고한 출처다.
- Rohonc Codex — Wikipedia
- Cracking the code of the Rohonc Codex (Cryptologia, 2018) — Király & Tokai
- Rohonc Codex: Genuine or Hoax? — Historic Mysteries
- The Rohonc Codex: Hungary's Mysterious Manuscript That No One Can Read — Open Culture
- Király and Tokai's Rohonc Codex decryption — Cipher Mysteries
- The Rohonc Codex — Amusing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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