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그버러 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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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결미제사건

셔그버러 비문

영국 스태퍼드셔 셔그버러 하우스 정원의 18세기 '목자의 기념비'에 새겨진 글자열 'O U O S V A V V'와 그 양 끝 아래의 'D M'. 푸생의 그림을 좌우 반전해 옮긴 부조 아래 새겨진 이 열 글자는 라틴어 약자설, 연애 헌사설, 성배 암호설 등 온갖 해석에도 합의된 해답 없이 미해독으로 남아 있다.

18세기영국 스태퍼드셔12분 분량

개요

비문 자체는 단순하다. 라틴 알파벳 열 글자가 전부이고, 띄어쓰기나 문장 부호도 없다. 그러나 이 짧은 글자열은 수백 년 동안 라틴어 약자 풀이, 연애 헌사 해석, 비밀결사·성배(다빈치 코드류) 암호설에 이르기까지 서로 전혀 다른 수십 가지 해석을 낳았다. 흥미로운 점은 글자 위쪽에 자리한 부조가 17세기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의 그림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을 좌우 반전해 옮긴 것이라는 사실이다. 죽음을 암시하는 이 그림과 알 수 없는 열 글자가 한 기념비 위에 나란히 놓여 있다는 점이 후대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목자의 기념비

부조에는 한 여인과 세 남자가 등장하며, 그중 두 사람이 석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석관 위에는 라틴어 ET IN ARCADIA EGO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푸생의 원화에 등장하는 문구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부조가 원화와 다른 점도 있다. 원래 그림에는 없던 작은 석관 하나가 본래의 무덤 위에 추가로 얹혀 있으며, 전체 구도가 원화와 좌우가 뒤집혀 있다. 이 반전은 셰마커스가 원화가 아니라 그것을 본떠 만든 판화를 보고 작업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타임라인

  1. 1630년대
    니콜라 푸생이 '아르카디아의 목자들(Et in Arcadia ego)'을 그림
  2. 1748~1756
    토머스 앤슨이 셔그버러에 '목자의 기념비'를 의뢰, 셰마커스가 푸생 그림의 좌우 반전 부조와 OUOSVAVV/DM 비문을 새김
  3. 19세기
    찰스 다윈, 찰스 디킨스, 조사이아 웨지우드 등이 비문 해독을 시도했다고 전함
  4. 1951
    올리버 스토너가 라틴어 약자 풀이를 제안
  5. 1982
    '성혈과 성배(The Holy Blood and the Holy Grail)'가 이 기념비를 언급하며 푸생·비밀결사 연관설을 확산
  6. 2003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 출간으로 푸생·성배 테마에 대한 관심이 폭증
  7. 2004
    셔그버러 관리책임자 리처드 켐프가 성배 연계 홍보를 시작, 블레츨리파크 암호해독가들이 비문을 검토
  8. 2014~2016
    데이브 램즈던, 조지 에드먼즈 등이 폴리알파벳·좌표 암호 가설을 제시

푸생의 그림과 'Et in Arcadia ego'

셔그버러 부조의 바탕이 된 것은 목자들이 무덤을 둘러싸고 그 위의 글귀를 들여다보는 구도의 그림이다. 미술사가 에르빈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는 후대에 이 작품의 의미를 죽음에 대한 경고에서 향수 어린 성찰로 다시 읽어, 무덤 속 죽은 자가 "나 역시 한때 아르카디아를 누렸노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림 자체는 17세기 회화의 표준적인 죽음 명상이었던 셈이다.

해독 시도들

수백 년에 걸쳐 제시된 해석은 크게 라틴어 약자설, 영어 헌사설, 암호설로 나뉜다. 어느 것도 검증된 정답이 아니며, 모두 미검증 가설이다.

핵심 의문

셔그버러 비문의 첫 번째 의문은 이것이 과연 '암호'인가, 아니면 '약자'인가다. 만약 단순한 라틴어·영어 약자라면 글자 하나에 단어 하나가 대응되는 식이어서, 정해진 정답 없이도 그럴듯한 문장을 무수히 지어낼 수 있다. 실제로 추모 문구, 기도문, 연애시, 성경 인용까지 서로 무관한 해석이 같은 여덟 글자에서 끝없이 도출되었다. 이는 비문이 풀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표본이 너무 짧아 어떤 해석이라도 끼워 맞출 수 있기 때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두 번째 의문은 부조와 비문의 관계다. 죽음을 노래하는 푸생의 그림을 굳이 좌우 반전해 옮기고, 그 아래 알 수 없는 열 글자를 새긴 의도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좌우 반전은 판화를 베낀 결과라는 기술적 설명이 있지만, 추가된 석관이나 글자열의 의미까지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일부는 기념비 전체를 토머스 앤슨이 세상을 떠난 가족에게 바친 사적 추모물로 보고, 비문도 그 맥락의 머리글자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이를 확증할 18세기 문헌은 남아 있지 않다.

세 번째 의문은 '다빈치 코드' 이후 덧씌워진 서사가 사건을 얼마나 왜곡했는가다. 1982년 '성혈과 성배'와 2003년 '다빈치 코드'를 거치며 비문은 시온 수도회·성배 음모와 묶였지만, 정작 '다빈치 코드' 본문은 셔그버러 비문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성배 연계는 상당 부분 2004년의 관광 홍보에서 증폭된 것이다. 즉 사건의 일부 신비로움은 비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현대적 마케팅과 대중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현재 상태 / 출처

이 사건이 풀리지 않는 까닭은 정보가 너무 적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작성 의도를 적어 둔 기록도, 풀이의 열쇠가 될 동시대 증언도 남지 않았고, 글자열 자체가 짧아 통계적 분석이 듣지 않는다. 그 결과 셔그버러 비문은 '누가, 언제, 어디에' 새겼는지는 비교적 분명한데 '무엇을' 적었는지만 끝까지 비어 있는, 보기 드문 형태의 미제로 남았다. 아래는 본 문서가 참고한 출처다.

  1. Shugborough inscription — Wikipedia
  2. Shepherd's Monument — Wikipedia
  3. Et in Arcadia ego (Poussin) — Wikipedia
  4. The Enigma of the Shugborough Inscription — Ancient Origins
  5. Experts examine aged inscription — The Spokesman-Review (2004)
  6. The 200-year-old code of the Shugborough inscription — The Vintage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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