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1936년 마지막 개체가 죽으며 사실상 멸종한 육식 유대류 틸라신. 공식 멸종 선언 이후에도 목격 신고가 끊이지 않고, 박물관 표본 DNA로 되살리려는 복원 연구까지 진행 중이다.
개요
틸라신의 미스터리는 다른 멸종 동물과 결이 다르다. 공룡처럼 수천만 년 전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진과 영상이 남아 있을 만큼 가까운 과거에 인간의 손으로 멸종으로 내몰린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개체가 죽은 직후부터 지금까지, "어딘가에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목격 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멸종한 동물을 두고, 한 세기 가까이 사람들이 숲을 뒤지고 흐릿한 사진을 분석하는 기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배경 — 주머니늑대와 멸종
틸라신은 한때 호주 본토와 뉴기니에 폭넓게 분포했으나, 약 3,200년 전 본토에서는 사라지고 인간이 가져온 딩고가 없던 태즈메이니아섬에만 살아남았다 . 유럽인이 정착한 19세기 초, 태즈메이니아의 틸라신 개체수는 약 5,000마리로 추정된다 .
밴디멘즈랜드 컴퍼니는 1830년부터 현상금을 내걸었고, 태즈메이니아 정부는 1888년부터 1909년까지 성체 한 마리당 1파운드, 새끼당 10실링의 현상금을 지급했다. 이 기간 정부가 지급한 현상금은 2,200건이 넘는다 . 사냥과 현상금에 더해 서식지 파괴와 외래 질병까지 겹치며 개체수는 급격히 무너졌다. 야생에서 확실하게 사살된 마지막 개체는 1930년 마반나 인근에서 농부 윌프 배티가 쏜 것으로 기록된다 .
아이러니하게도 틸라신이 법적 보호종으로 지정된 것은 1936년 7월 10일, 마지막 개체가 죽기 불과 59일 전이었다 . 보호는 멸종을 막기에 너무 늦었다.
마지막 개체의 죽음에는 또 하나의 안타까운 일화가 따라붙는다. 통칭 '벤저민'으로 알려진 이 동물은 추운 밤 잠자리에서 격리된 채 방치되어 한기에 노출되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 . 다만 '벤저민'이라는 이름 자체가 동물의 죽음 이후인 1968년에야 등장했고, 이 개체가 수컷이었는지조차 확실치 않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 실제로 2022년에는 태즈메이니아 박물관미술관(TMAG) 수장고에서 분류되지 않은 채 잠들어 있던 마지막 개체의 표본(가죽과 골격)이 다시 확인되기도 했다 .
타임라인
- 1830밴디멘즈랜드 컴퍼니가 틸라신 현상금 제도 도입
- 1888~1909태즈메이니아 정부 현상금 지급 — 성체 1파운드, 2,200건 이상
- 1930윌프 배티가 야생 마지막 개체를 사살(기록상 마지막 야생 사살)
- 1933야생에서 포획된 개체가 호바트 동물원으로 옮겨짐(확인된 마지막 야생 기록)
- 1936-07-10틸라신, 법적 보호종으로 지정(멸종 59일 전)
- 1936-09-07호바트 보마리스 동물원의 마지막 개체 사망
- 1968마지막 개체의 통칭 '벤저민'이 처음 등장(후대에 붙은 이름)
- 1982IUCN, 틸라신을 멸종으로 분류
- 1986태즈메이니아 정부, 공식 멸종 선언
- 2022-08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멜버른대, 복원(디익스팅션) 프로젝트 발표
- 2024-10110년 된 표본에서 99.9% 수준 게놈 복원 발표
멸종 이후의 목격담
마지막 개체가 죽은 1936년 이후에도 틸라신을 봤다는 신고는 멈추지 않았다. 서호주 자연보전 당국이 1936년부터 1998년까지 기록한 목격 신고만 203건에 이른다 . 태즈메이니아 본토는 물론, 틸라신이 수천 년 전에 사라졌어야 할 호주 본토에서도 신고가 잇따랐다.
목격담에는 흐릿한 사진과 영상이 따라붙는다. 멀리서 찍힌 네발짐승의 실루엣, 줄무늬처럼 보이는 무늬, 뻣뻣하게 곧게 뻗은 꼬리 같은 단서가 제시되지만, 화질이 낮거나 거리가 멀어 종을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틸라신은 사진이 남은 동물인 만큼,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 캥거루처럼 뒷다리로 깡충 뛰기도 하고 입을 매우 크게 벌리던 특유의 동작은, 역설적으로 다른 동물을 틸라신으로 '읽어내는' 틀이 되기도 한다.
신고가 끊이지 않는 데에는 심리적·문화적 배경도 작용한다. 틸라신은 인간이 직접 멸종으로 내몬 동물이라는 죄책감과, 그래도 어딘가 살아남았기를 바라는 희망이 강하게 투영되는 대상이다. 멸종을 '되돌리고 싶다'는 정서가, 숲 가장자리에서 스친 그림자를 좀처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든다.
핵심 의문 — 정말 사라졌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1936년 이후 한 마리도 확실히 포착되지 않았는데, 그 많은 목격담은 무엇을 본 것인가. 가능성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공식 기록에 잡히지 않은 소수 개체가 외딴 숲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본 것이 틸라신이 아닌 다른 동물이거나 착시였다는 것이다.
문제를 키우는 것은 멸종 선언 자체의 기준이다. 1936년 사망 후 50년 넘게 확실한 야생 기록이 나오지 않자, IUCN은 1982년에, 태즈메이니아 정부는 1986년에 멸종을 선언했다 . 즉 '멸종'은 시신이 확인되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다는 부재(不在)를 근거로 한 행정적 판단이었다. 이 점이 "공식 멸종됐지만 정말 한 마리도 없다고 단정할 수 있나"라는 의문에 여지를 남긴다.
가설
증거의 무게는 멸종 확정설 쪽으로 크게 기운다. 다만 '확실한 생존 증거가 없다'는 것이 '절대 살아 있지 않다'와 같지 않다는 인식론적 빈틈이, 이 미스터리를 계속 살아 있게 만든다.
현재 상태 — 디익스팅션 연구
흥미롭게도 틸라신을 둘러싼 관심은 '찾기'에서 '되살리기'로 옮겨가고 있다. 호주박물관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표본 DNA를 이용한 복제를 시도했다가 중단했다 .
결국 틸라신은 멸종과 생존, 소멸과 복원이라는 상반된 서사가 한 동물 위에 겹쳐 있는 드문 사례다. 공식적으로는 멸종한 동물이지만, 야생의 목격담은 검증되지 않은 채 떠돌고, 실험실에서는 그 유전체가 다시 조립되고 있다. '한때 분명히 살아 있었던 동물이 정말 완전히 사라졌는가'라는 물음은, 적어도 당분간은 열린 채로 남을 것이다.
출처
- Thylacine — Wikipedia
- The Tasmanian Tiger Went Extinct In 1936 — But Here's Why Some Think It's Still Around — All That's Interesting
- Lost remains of last known Tasmanian tiger found hidden in museum cabinet — Live Science
- Thylacine / Tasmanian Tiger — IUCN Red List
- Colossal Achieves Multiple Scientific Firsts in Progress Towards Thylacine De-Extinction — SelectScience
- Is the truth still out there? — Australian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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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닙
호주 원주민 전승에 나오는, 늪과 빌라봉(물웅덩이)에 사는 괴물 버닙. 밤마다 무시무시한 울음으로 물가에 다가온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경고적 전승이, 19세기 식민지 정착민의 목격담과 멸종 거대 유대류 화석을 둘러싼 소동으로 번졌다.

요위
호주에 산다고 전해지는 털북숭이 유인원형 거인 '요위(Yowie)'. 애버리지니 전승의 밤의 존재에서 19세기 식민지 신문의 목격 보도, 현대 동부 호주의 목격담까지 이어지지만, 호주에는 토착 영장류가 없다는 생물지리학적 반론과 결정적 증거의 부재 속에 정체는 미확인으로 남아 있다.

알마스
몽골·캅카스·중앙아시아 산악지대 전승에 등장하는 털북숭이 '야생인간' 알마스(Almas/Almasty). 일부 연구자는 네안데르탈인 등 고인류의 잔존을 주장했으나, 가장 유명한 사례인 압하지야의 '자나' 후손 DNA 분석은 그녀가 아프리카 계통의 현생 인류였음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