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점은, '트라이앵글'이라는 틀이 실종 사건들 뒤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다섯 건의 실종은 연령(8세~74세)도, 성별도, 정황도 제각각이며, 당시 수사 기록에서 이들을 하나의 연쇄로 묶은 흔적은 없다. 수십 년 뒤 한 작가가 지역 전설과 함께 이 사건들을 한 지도 위에 모으면서 비로소 '미스터리'로 성립했다. 따라서 이 글은 ⑴ 각 실종에서 확인된 사실과 ⑵ 그것을 한데 묶은 사후 서사, 그리고 ⑶ 땅에 얽힌 전설을 구분해 읽는다.
배경 — 글래스턴베리산과 '트라이앵글'
글래스턴베리산은 버몬트주 남서부 그린마운틴(Green Mountains) 남쪽 끝자락에 있는, 해발 1,000m 안팎의 외진 산이다. 베닝턴(Bennington)·우드퍼드(Woodford)·섀프츠베리(Shaftsbury)·서머싯(Somerset) 등의 마을이 그 주변을 두른다. 험준한 지형과 빽빽한 숲, 변덕스러운 날씨로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곳이다.
시트로의 명명은 이런 배경 위에서 이뤄졌다. 그는 뉴잉글랜드의 지역 전승과 괴담을 수집해 온 작가로, 글래스턴베리 일대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와 1945~1950년의 실종을 한데 엮어 '베닝턴 트라이앵글'이라 불렀다. 그 작명법은 당시 이미 대중에게 익숙했던 '버뮤다 트라이앵글', '브리지워터 트라이앵글'을 의식적으로 본뜬 것이다.
타임라인
1761
글래스턴베리, 특허로 개설
1880년대
과도한 벌목으로 산업 붕괴, 마을 쇠락 시작
1937
글래스턴베리·서머싯, 자치체 지위 박탈 — 사실상 유령 마을화
1945.11.12
미디 리버스(74) 실종 — 사냥 안내 중 일행과 떨어짐
1946.12.01
폴라 웰든(18) 실종 — 롱 트레일 도보 중 사라짐
1947
웰든 사건 후 수사 부실 비판 속에 버몬트 주경찰(Vermont State Police) 창설
1949.12.01
제임스 테드퍼드(68) 실종 — 버스 이동 중 사라졌다고 전해짐(웰든과 같은 날짜)
1950.10.12
폴 젭슨(8) 실종 — 베닝턴 쓰레기장에서 차에 혼자 있다 사라짐
1950.10.28
프리다 랭어(53) 실종 — 서머싯 부근 도보 중 사라짐
1951.05.12
랭어의 시신 발견 — 실종 약 7개월 만, 사인 규명 불가
1990년대(~1992)
조지프 시트로가 '베닝턴 트라이앵글'이라 명명, 개념이 대중화
실종 사건들 / 확인된 사실
다섯 건의 실종은 별개의 사건이다. 아래는 각 사건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전해지는 사실들로, 자료에 따라 세부가 엇갈리는 부분은 따로 표시했다.
핵심 의문
이 사건의 핵심 의문은 두 갈래다. 첫째는 개별 실종의 미스터리다. 특히 웰든처럼 트레일 위에서 대낮에, 그것도 눈에 잘 띄는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대규모 수색에도 단서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진 점, 그리고 노련한 야외인이던 리버스나 사촌과 함께 있다 잠깐 떨어진 랭어가 흔적 없이 사라진 점이다.
둘째는 묶음 자체의 미스터리다. 8세 아동, 18세 여대생, 68세 참전 용사, 74세 안내인, 53세 등산객 — 연령도 정황도 다른 다섯 사건을 '하나의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가? 이 둘은 전혀 다른 질문이며, 첫째 질문에 답이 없다고 해서 둘째 질문의 답이 '미지의 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설
현재 상태 / 남은 의문
이 개념은 대중적으로는 오히려 더 널리 퍼졌다. 팟캐스트 《로어(Lore)》의 한 편('The Red Coats')과 여행 채널의 방송 등이 이 일대의 실종과 '베닝턴 몬스터' 괴담을 소개하며 개념을 확산시켰다.
남은 의문은 결국 두 층위로 나뉜다. 첫째, 개별 실종은 험준한 지형과 날씨라는 자연 요인으로 상당 부분 설명될 수 있으나, 웰든처럼 단서가 전무한 사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둘째, 묶음으로서의 '트라이앵글'은 — 지금까지의 증거로 보는 한 — 땅에 깃든 미지의 힘이라기보다, 광활한 무인 지대와 다섯 해의 시간, 그리고 한 작가의 작명이 만들어 낸 이야기의 구성물에 가깝다. 다만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실종된 다섯 사람의 비극을 작게 만들지는 않는다. 이들은 통계도 전설도 아닌, 실제로 사라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