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클빌 편지
1970년대 후반, 미국 오하이오의 작은 마을 서클빌의 주민들은 사생활을 꿰뚫어 보는 익명의 협박 편지를 받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살인미수로 유죄를 받았지만, 그가 수감된 뒤에도 편지는 멈추지 않았다.
개요
이 사건의 핵심 미스터리는 단순히 "누가 편지를 썼는가"가 아니다. 한 남자가 사건 관련 범죄로 10년 넘게 복역하는 동안에도, 같은 필체·같은 소인의 편지가 마을에 계속 날아들었다는 점이다. 표적이 된 메리의 남편은 작성자를 찾아 나섰다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1994년 이 사건을 다룬 〈언솔브드 미스터리즈(Unsolved Mysteries)〉 제작진조차 협박을 받았다. 이 글은 확인된 사실과 추정·가설을 엄격히 구분해, 실존 인물에 대한 단정 없이 사건의 윤곽만을 정리한다.
배경 — 서클빌, 길리스피 가족, 첫 편지
서클빌은 오하이오주 중부 피카웨이 카운티에 위치한 인구 1만여 명의 작은 도시다. 주민 다수가 서로 얼굴을 아는 공동체였기에, 개인의 사생활을 꿰뚫는 익명의 편지는 그 자체로 마을 전체를 흔드는 위협이 되었다.
편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7년경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가장 이른 편지의 시점을 1976년으로 보는 자료도 있어, 정확한 시작 시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초기 표적은 스쿨버스 기사 메리 길리스피와 학교 교육감 고든 매시였다. 편지는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불륜)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며, "매시에게서 떨어져라. 나는 네가 어디 사는지 안다. 네 집을 지켜보고 있다"는 식의 위협을 담았다.
편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가 늘고 어조가 거칠어졌다. 받는 이가 수백 명에 이르렀거나, 적어도 마을 주민 상당수가 편지를 받거나 받은 이를 알고 있을 정도로 범위가 넓어졌다. 다수의 편지가 오하이오 주도 컬럼버스(Columbus) 소인으로 발송된 것으로 전해진다.
타임라인
- 1976~1977메리 길리스피·고든 매시를 표적으로 한 익명 협박 편지 시작
- 1977-08-19메리의 남편 론 길리스피, 작성자를 찾으러 나선 뒤 단독 교통사고로 사망
- 1983-02메리의 버스 노선에 부비트랩(권총이 든 상자) 설치 — 발사되지 않음
- 1983-10권총 일련번호로 추적된 폴 프레셔, 살인미수 재판에서 유죄 (7~25년형)
- 1983~1994프레셔 수감 중에도 같은 필체·소인의 편지 계속 도착
- 1993-12〈언솔브드 미스터리즈〉 제작진, 협박성 우편물 수령
- 1994〈언솔브드 미스터리즈〉 방영; 프레셔 가석방; 이 무렵 편지 중단
- 2012폴 프레셔, 무죄를 주장한 채 사망
사건 경과 / 확인된 사실
론 길리스피의 사망 (1977)
이 사망에는 풀리지 않은 정황이 남아 있다. 보도에 따르면 론이 집을 나선 시점과 사고 사이 어느 순간, 그가 지녔던 총에서 한 발이 발사된 흔적이 발견되었으나, 언제·무엇을 향해 쏘았는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또 부검 결과 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약 0.16%로 나타났는데, 이는 당시 오하이오 법적 기준을 넘는 수치였고 그를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하던 이들에게는 뜻밖이었다고 전해진다.
부비트랩과 폴 프레셔의 유죄 (1983)
프레셔는 처음부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문제의 권총이 사건 몇 주 전 도난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전에 범죄 전력이 없었다는 점도 보도에서 언급된다. 한편 그의 아내(당시 부부는 갈등을 겪고 있었다)가 수사에 협조하며 프레셔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다만 이 진술의 구체적 내용과 신빙성은 자료마다 강조점이 달라 신중히 다룰 부분이다.
핵심 의문 — 수감 중에도 이어진 편지
이 사건을 미제로 남긴 결정적 변수는, 프레셔가 살인미수로 복역하는 동안에도 편지가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여러 자료는, 가석방 심사 과정에서 수사·교정 당국이 프레셔를 통제된 상태에 두고 글씨를 받아쓰게 하는 일종의 '시험'을 진행하던 시기에도 외부에서 새로운 편지가 나타났다고 전한다. 이는 그가 직접 우편을 발송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인용된다.
가설
서클빌 편지의 작성자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갈래의 견해가 맞선다. 어느 쪽도 확정되지 않았으며, 아래는 각 입장의 근거와 반박을 정리한 것이다.
가설 1 — 프레셔 단독설
반박: 그가 수감된 뒤, 특히 독방에 격리된 동안에도 같은 유형의 편지가 계속 도착했다는 점은 단독설의 가장 큰 약점이다. 또한 필적 감정은 시대·전문가에 따라 신뢰도 논란이 있는 분야이며, 권총 소유가 곧 부비트랩 설치자임을 증명하지는 않는다(프레셔는 총의 도난을 주장했다). 그는 끝내 편지 작성죄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가설 2 — 프레셔 무고·진범 별도설
반박: 이 가설은 "그렇다면 진범은 누구인가"에 대한 구체적 답을 내놓지 못한다. 가족 내부설을 포함한 여러 추정이 제기되었으나, 특정 인물을 진범으로 지목할 만한 확정 증거는 없다. 부비트랩에 쓰인 총이 프레셔의 것이었다는 물증도 여전히 설명을 요한다. 즉 무고설은 단독설의 허점을 잘 짚지만, 그 자체로 대안적 범인을 입증하지는 못한다.
현재 상태 / 남은 의문
방송 제작 과정에서도 위협이 있었다. 1993년 12월경, 〈언솔브드 미스터리즈〉 제작진은 "서클빌은 잊어라… 너희 변태들이 오하이오에 오면 대가를 치를 것이다"라는 취지의 협박성 우편물을 받았고, 발신자는 "서클빌 작성자(The Circleville Writer)"라고 서명되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편지가 프레셔의 가석방 시점과 맞물려 멈췄다는 사실은 양쪽 해석 모두에 인용된다. 단독설 측은 이를 프레셔가 범인이라는 정황으로 보고, 무고설 측은 진범이 프레셔의 출소로 목적(혹은 위험)을 달리 판단해 활동을 접었을 가능성으로 본다. 어느 해석도 결정적 증거를 갖지 못한 채, 서클빌 편지는 작성자가 끝내 확정되지 않은 미제로 남아 있다.
남은 의문은 분명하다. 누가, 어떻게 마을 사람들의 비밀을 그토록 정확히 알았는가. 한 사람이 수감된 동안에도 편지를 보낸 이는 누구였는가. 그리고 론 길리스피는 정말 사고로 죽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확실한 답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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