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디악 킬러
1960년대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최소 5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그는 신문사에 조롱하는 편지와 암호문을 보냈고, 절반은 50년 넘게 풀리지 않았다. 범인은 끝내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개요
조디악 사건이 특별한 것은 잔혹함만이 아니다. 범인은 언론과 경찰을 상대로 게임을 벌였다. 자신만 아는 범행 세부를 흘리고, 풀어 보라며 암호를 던지고, "37명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 도발이 사건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미제 연쇄살인으로 만들었고, 동시에 가장 오래 회자되는 수수께끼로 남겼다.
배경 — 1969년의 베이 에어리어
확인된 첫 공격은 1968년 12월, 베니샤 외곽의 한적한 도로에서 일어났다. 이후 약 10개월간 범행은 발리호와 나파,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다녔다. 피해자는 대부분 외진 곳에 주차한 젊은 연인들이었고, 마지막 확인 범행만 도심 한복판의 택시 기사를 노렸다. 무기와 수법이 매번 달라 초기에는 동일범의 소행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범인 자신이 편지로 범행들을 묶어 자백하면서 한 사람의 연쇄살인임이 드러났다.
타임라인
- 1968-12-20레이크 허먼 로드(베니샤) — 데이비드 패러데이·베티 루 젠슨 총격 사망
- 1969-07-04블루 록 스프링스(발리호) — 달린 페린 사망, 마이클 마조 생존
- 1969-08-01~04신문사에 첫 편지·암호 도착, '조디악' 명칭 등장
- 1969-08-08Z408 암호, 도널드·베티 하든 부부가 해독
- 1969-09-27레이크 베리에사(나파) — 세실리아 셰퍼드 사망, 브라이언 하트넬 생존
- 1969-10-11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하이츠 — 택시기사 폴 스타인 총격 사망
- 1969-11미해독 Z340 암호 발송
- 1974마지막으로 확인된 편지(이후 진위 논란 있는 서신만 존재)
- 2020-12-05Z340 암호, 51년 만에 해독됨
확인된 공격과 증거
생존자들의 증언과 현장 증거가 남았지만 결정적 단서는 되지 못했다. 범인은 베리에사 공격 때 피해자 차량 문에 십자선 기호와 앞선 범행 날짜들을 적어 자신의 소행임을 과시했고, 스타인 살해 후에는 피 묻은 셔츠 조각을 잘라 편지에 동봉해 보냈다. 그러나 일관된 물증은 확보되지 않았다.
편지와 암호
조디악을 신화로 만든 것은 그가 신문사에 보낸 20통 이상의 편지였다.
그해 11월 보낸 두 번째 암호 Z340은 그 후 51년간 미해독으로 남았다가, 2020년 12월 미국·호주·벨기에의 민간 암호 연구자 데이비드 오랜착, 샘 블레이크, 야를 판 에이케 3인이 풀었다. 역시 범인을 특정할 정보는 담겨 있지 않았다. 더 짧은 Z13·Z32 암호는 지금도 풀리지 않았다.
도시를 사로잡은 공포
조디악은 단지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언론을 무대 삼아 공포를 연출했다. 그는 1969년부터 1974년까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그재미너, 발리호 타임스-헤럴드 등에 20통이 넘는 편지·카드를 보냈다. 자신만 아는 범행 세부를 증거로 흘렸고, 십자선 기호로 서명했으며, 점점 더 도발적인 협박을 더했다. 한 편지에서는 통학버스 타이어를 쏘고 뛰어내리는 아이들을 사살하겠다고 위협해, 실제로 일부 학군이 경찰 호위를 붙이는 등 도시 전체가 술렁였다.
수사는 거대했지만 헛돌았다. 마지막 확인 범행인 폴 스타인 살해 때 인근 집에서 범인을 목격한 10대 증인들의 진술로 몽타주와 수배 전단이 만들어졌고,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약 2,500명을 수사선상에 올렸으나 신빙성 있는 후보는 10여 명에 그쳤다. 한편 조디악은 1970년 크로니클 칼럼니스트 폴 에이버리에게 핼러윈 카드를, 1974년에는 영화 《엑소시스트》를 언급한 편지를 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도발적 행각은 1971년 영화 《더티 해리》의 살인마 '스콜피오'를 비롯해 수많은 창작물과 평생을 매달린 아마추어 수사가들을 낳으며, 사건을 미국 범죄사의 한 상징으로 만들었다.
핵심 의문
조디악 사건의 핵심은 단순하다. 그는 누구였는가. 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지만—편지, 암호, 협박, 자기과시—정작 신원으로 이어질 결정적 단서만은 끝내 남기지 않았다. "37명을 죽였다"는 1974년 편지의 주장 역시 확인된 5명과 큰 차이가 있어, 과장인지 추가 범행인지조차 가려지지 않았다.
용의자와 가설
현재 상태
사건은 잊을 만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2021년에는 한 민간 조사단('Case Breakers')이 범인을 특정했다고 발표했으나, FBI와 경찰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짧은 암호 Z13—"내 이름은(My name is…)"으로 시작한다고 알려진—은 마치 답을 코앞에 둔 듯 아마추어 해독가들을 끝없이 불러 모은다. 그러나 그 13글자는 50년 넘게 침묵하고 있다.
암호 하나가 반세기 만에 풀렸어도, 정작 그것을 쓴 손의 주인은 어둠 속에 남았다. 조디악은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망과 끝까지 숨으려는 치밀함을 동시에 보인 드문 범죄자였고, 그 모순이 이 사건을 지금까지 살아 있는 수수께끼로 만들고 있다. 확인된 피해자 일곱 명과 그 가족에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미해결 상태 자체가, 조디악이 편지마다 갈구했던 '영원히 기억되는 공포'를 역설적으로 완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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