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올리언스의 도끼 살인마
1918~1919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이탈리아계 식료품상을 주로 노린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범. 자신을 '지옥에서 온 악마'라 칭하며 재즈를 트는 집은 살려주겠다는 편지를 남겼다는 전설로 유명하지만,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개요
뉴올리언스의 도끼 살인마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미제 연쇄살인 사건 중 하나다. 잭 더 리퍼를 연상시키는 익명성, 이민자 사회를 겨냥한 표적성, 그리고 '재즈 편지'라는 극적인 전설이 겹쳐 100년이 넘도록 회자되고 있다. 본 문서는 실존 피해자를 다루므로 자극적·구체적 가해 묘사를 배제하고 확인된 사실에 한정한다.
배경 — 1918년 뉴올리언스의 이탈리아계 이민 사회
당시 시칠리아계 이민자들은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도 극심한 차별을 받았다. 백인 남부 사회는 이들을 백인으로 여기지 않았고, 흑인 노동자와 나란히 일한다는 이유로 멸칭으로 불렀다. 1890년 경찰서장 데이비드 헤네시가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반(反)이탈리아 정서가 폭발했고, 1891년에는 군중이 감옥을 습격해 시칠리아인 11명을 사적으로 처형하는 린치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죄 판결을 받았거나 아직 재판조차 받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된 집단 처형이었다. 시칠리아 특유의 '벤데타(복수)' 문화에 대한 편견까지 더해져, 데카투어 거리는 '벤데타 골목'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들은 늘 의심과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
도끼 살인마가 이탈리아계 식료품상을 잇따라 노렸을 때, 이 배경은 사건 해석에 곧바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식료품점은 가게와 살림집이 한 건물에 붙어 있어 가족이 그 위층에서 잠들곤 했고,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어 한밤중 외딴 표적이 되기 쉬웠다. 표적이 특정 집단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곧바로 '이민자를 노린 증오 범죄인가, 아니면 우연한 표적이었나'라는 물음을 낳았고, 이 물음은 지금까지도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다.
타임라인
- 1918-05-23식료품상 조셉·캐서린 매지오 부부 습격 — 첫 사건으로 인지
- 1918-06-27루이스 베주머와 해리엇 로 습격, 로는 7주 뒤 사망
- 1918-08-05임신 중이던 슈나이더 부인 습격, 생존
- 1918-08-10식료품상 조셉 로마노 습격, 이틀 뒤 사망
- 1919-03-10그레트나에서 코르티밀리아 가족 습격, 두 살 딸 사망
- 1919-03-13'재즈 편지'가 지역 신문에 게재됐다고 보도
- 1919-08-10스티브 보카 습격, 생존
- 1919-09-03세라 라우만 습격, 생존
- 1919-10-27마이크 페피토네 살해 — 마지막으로 알려진 사건
사건 패턴과 '재즈 편지'
수사 당국은 침입 방식 등을 근거로 범인을 침입에 능숙한 인물로 보았고, 일부 자료는 첫 사건 무렵 30대였던 백인 노동계층 남성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황에 기댄 추정일 뿐, 신원을 좁힐 결정적 단서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지문이나 목격을 통한 확증도 없었고, 사건마다 정황이 미묘하게 달라 수사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핵심 의문
이 사건의 의문은 두 갈래로 모인다. 첫째, 범인은 누구였는가 — 한 명의 연쇄살인범이었는지, 여러 사람이 얽힌 것인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둘째, 그 유명한 편지는 진짜였는가 — 범인이 직접 쓴 것인지, 신문이나 제3자가 만들어낸 것인지가 100년 넘게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두 의문 모두 결정적 물증 없이 미궁에 빠진 채다.
가설
현재 상태와 남은 의문
범인이 사라진 뒤, 인근 루이지애나 도시들에서 비슷한 습격이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이것이 동일범의 소행인지 별개의 사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도끼 살인마는 역사 기록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고, 이후의 어떤 사건과도 확실히 연결되지 않은 채 미궁에 남았다.
이 사건이 남긴 의문은 단순하지만 무겁다. 범인이 한 명이었는지조차 분명치 않고, 사건을 상징하는 편지마저 진위를 가릴 수 없다. 확실한 것은 한밤중 도끼에 스러진 실존 인물들이 있었다는 사실뿐이다. 다른 미제 연쇄살인이 그렇듯, 이 사건도 '정체불명의 살인마'라는 신비가 정작 피해자들의 삶을 가리기 쉽다. 재즈가 울려 퍼진 그 밤의 전설 뒤편에는, 끝내 가해자를 알지 못한 채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건을 기억할 때 중심에 놓여야 할 것은 잡히지 않은 범인의 그림자가 아니라, 이름과 일상을 빼앗긴 이들의 자리다.
출처
Related · 관련 기록

잭 더 스트리퍼
1964~1965년 영국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템스강 일대에서 성노동 여성들을 살해해 나체로 유기한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범. 언론은 '잭 더 스트리퍼'라 불렀다. 시신에서 검출된 도장용 페인트 입자가 유력 단서였으나, 대규모 수사에도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오스틴 하녀 연쇄살인
1884~1885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밤마다 여덟 명이 살해됐다. 피해자 다수는 흑인 가정부와 하녀였다. 작가 O. 헨리가 붙인 별칭으로 알려졌으며, 잭 더 리퍼보다 3년 앞선 미국 최초기 연쇄살인 중 하나로 끝내 미해결로 남았다.

프랭크퍼드 슬래셔
1985~1990년 미국 필라델피아 프랭크퍼드 지구에서 중년 여성 9명이 칼에 찔려 숨진 연쇄살인 사건이다. 한 남성이 마지막 무렵 한 건으로 유죄를 받았으나 나머지 살인은 그가 구금된 뒤에도 양상이 이어졌고, 전체 사건은 미해결로 남아 있다.